
1. 봄, 생명의 소리로 가득한 시골 풍경도시의 봄은 먼지 낀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연둣빛 가로수일 뿐이지만, 시골의 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가온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논과 밭이 해동되기 시작하면 마을 어귀의 할머니들은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가고, 고요하던 들판에는 삽과 쟁기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진다. 대지의 숨결은 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생생하다. 새싹은 땅 위로 고개를 내밀고, 개구리는 논두렁을 울리며 잠에서 깨어난다.이맘때면 시골에서는 ‘농번기’가 시작된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울리는 닭 울음소리, 마을회관에서 들려오는 이웃들의 인사, 어린아이들이 개울가에서 맨발로 뛰노는 모습까지…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살아 있는 봄의 풍경이다. 특히 마당가에 핀 매화나 살구꽃의 향기는 자연 그대로의 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