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귀촌 전 체크리스트: 내가 진짜 시골살이에 맞는 사람인지

lifego-news 2025. 7. 15. 22:38

귀촌을 ‘결심’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들

자연과 함께하는 삶, 복잡한 도시를 벗어난 여유로운 생활. 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떠올리며 한 번쯤은 진지하게 ‘나도 시골에서 살아볼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실제로 귀촌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의 귀농귀촌 지원 정책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귀촌을 결심한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몇 년 안에 도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촌을 ‘환경의 변화’로만 생각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건 ‘내가 그런 삶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깊은 자기 점검이다. 시골살이는 단순히 집의 위치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리듬, 인간관계, 일상 습관, 수입 구조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삶의 구조적 재편성이다.
이 글에서는 귀촌을 고려 중인 사람들이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반드시 자문해봐야 할 네 가지 핵심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이 기준을 통해 자신의 성향과 준비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해보자.

 

귀촌의 목적이 분명한가? – 단순한 회피인지,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

귀촌을 고려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도시생활의 피로감이다. 교통 체증, 비싼 월세, 경쟁적인 직장 문화 등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귀촌을 결심하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이 싫어서 떠난다’는 감정만으로는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없다.

진짜 중요한 것은 ‘왜 귀촌을 하려는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느냐다. 단순한 로망이 아니라, 현실적인 계획과 가치가 담긴 목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 교육 문제로 시골을 택한다면, 지역 내 교육 인프라와 학교 수준, 통학 가능성 등을 명확히 조사했는가? 소규모 농업이나 자영업을 통해 자립하려는 계획이라면, 실제 수익 구조를 확보할 방안이 있는가?

자신의 목적이 애매하고 막연할수록 귀촌 후 시행착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귀촌의 목적은 장기적인 동기를 유지하는 핵심 기준이 되므로, 무조건 ‘무엇을 위해’ 시골에 가는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시골 특유의 인간관계와 공동체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가?

도시에서의 인간관계는 대부분 선택적이고 느슨하다. 이웃과 인사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고, 누구와 어떻게 어울릴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하지만 시골은 다르다. 작은 공동체 안에서 모두가 서로를 알고, 중요한 일이나 사소한 일에도 이웃 간의 소통이 필수다.

마을회 참석, 경로잔치 봉사, 주민 회의, 공동 작업 등 지역 내 행사는 선택이 아니라 ‘참여가 기대되는 문화’다. 이런 구조는 친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사생활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주민들과 귀촌인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 그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의 문화나 관습을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소외되거나 미묘한 갈등이 생기기 쉽다. 실제로 마을 내 갈등이나 고립감 때문에 귀촌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나는 공동체 중심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귀촌은 고립이 아니라 더 밀접한 관계를 요구하는 환경이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

귀촌 전 체크리스트: 내가 진짜 시골살이에 맞는 사람인지

불편한 환경에 대한 인내력과 적응력이 있는가?

귀촌 후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이런 줄 몰랐다”는 말이다. 도시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생활 인프라들이 시골에서는 하나하나 불편으로 다가온다. 병원, 마트, 카페, 대중교통, 인터넷 속도 등 모든 것이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병원 하나 다녀오려면 차를 타고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고, 겨울에는 보일러가 얼거나 눈 때문에 도로가 막히는 일이 흔하다. 여름이면 벌레와 습기, 장마철엔 누수와 곰팡이까지, 환경 자체가 도시에 비해 훨씬 ‘거칠다’. 특히 노후 주택은 관리에 손이 많이 가며, 집수리나 배관 문제는 직접 해결해야 할 때가 많다.

또한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앱 같은 서비스도 제한되는 지역이 많아, 계획 없는 소비가 힘들다. 그만큼 귀촌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고,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시골에서 편하게 살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면, 반드시 그 편안함의 조건에 어떤 불편함이 함께 오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자연의 여유로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적응력과 인내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귀촌 후 수익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가?

귀촌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수익 구조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도시에서는 직장이나 고정 수입이 있지만, 귀촌과 동시에 그 수입원이 끊기게 되면 생계 유지가 어려워진다. “시골은 돈이 덜 들어간다”는 인식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집세나 외식비는 줄 수 있어도, 차량 유지비, 농기계 구입비, 난방비, 주택 유지보수 비용 등 새로운 지출 항목이 생긴다. 결국 도시와는 다른 형태의 소비가 발생하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귀촌 전에 자신의 수익 구조를 반드시 설계해야 한다. 농업에 도전한다면 농지 구입비, 장비 비용, 초기 수익 공백기를 고려해야 하고, 자영업을 하겠다면 시장 조사와 마케팅 계획이 필요하다. 반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안정적인 귀촌 수입원이 될 수 있다.

블로그 수익화, 유튜브, 스마트스토어, 온라인 클래스 등 디지털 기반 수익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핵심은 ‘이전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귀촌은 수익 없는 로망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어야 가능한 현실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