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귀촌 준비 없이 떠났을 때 생기는 현실적인 후회들

lifego-news 2025. 8. 10. 12:40

1. 생활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낭만이 부른 불편함

귀촌을 계획 없이 결정한 사람들 대부분은 ‘도시의 스트레스’만을 기준으로 귀촌을 선택한다. 아파트 단지의 소음, 반복되는 출퇴근,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면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귀촌을 실행에 옮기고 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생활의 불편함’이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무너뜨리는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도시에서는 당연하게 누리던 인프라가 시골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한참 떨어져 있다. 가깝던 대형 마트 대신 주 2회 열리는 5일장에 의존해야 하고, 24시간 약국은커녕 밤 9시 이후 문을 여는 가게조차 드물다. 병원도 차를 몰고 40분 이상 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그마저도 전문의가 없어 다시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프라의 부재는 단순히 ‘좀 불편하다’는 정도가 아니다. 하루하루의 루틴 자체를 바꿔야 할 만큼의 영향을 끼친다. 특히 아이를 키우거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생활의 제약이 커다란 후회로 남게 된다. 귀촌을 미리 체험해보지 않고, 현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결정했을 때, 사람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도시의 편리함을 그리워하게 된다.

귀촌에서의 불편함은 단순히 ‘낭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계획 없이 떠났기 때문에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로 바뀌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 살고 싶은가’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살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귀촌 준비 없이 떠났을 때 생기는 현실적인 후회들

2. 수익 구조 없이 이사하면 일상이 위기와 직결된다

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계획할 때, ‘적은 돈으로도 살 수 있다’는 정보를 반복해서 접한다. 하지만 이 문장은 맥락 없이 받아들이면 큰 오산이 될 수 있다. 귀촌 지역은 집값이 저렴한 대신, 일자리가 거의 없으며, 도시와 다른 방식의 지출이 발생한다. 준비 없이 떠나면 귀촌 초기부터 생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도시에서는 정기적인 수입이 있었고, 매달 일정한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귀촌 후에는 수입이 끊긴 채로 지출만 이어지는 구조가 흔히 발생한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수리비, 차량 유지비, 농기구 구매 비용 등이 도시에선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지출을 유발한다. 특히 겨울철 난방비, 눈치우기 인건비 등은 처음 귀촌하는 사람들에게 충격 그 자체다.

온라인 수익 모델이나 원격 근무가 준비되지 않은 채 이사하는 경우, 그 스트레스는 더 심각하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읍내를 돌아다녀도 마땅한 일이 없고, 일당 노동은 체력적으로 소모가 크며 장기적인 유지가 어렵다. 이 시기에는 생계를 위해 급하게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귀촌은 ‘적게 벌어도 산다’가 아니라, ‘꾸준히 벌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되는 시간이다. 수익 구조 없이 귀촌을 감행하는 것은, 우물을 파기도 전에 물통부터 부수는 격이다. 귀촌 전 반드시 자신의 생계 방식을 디지털화하거나, 시골에 적합한 수익 모델을 실험해보고 떠나야 한다.

 

3. 정서적 기대가 무너질 때 찾아오는 심리적 번아웃

귀촌을 결정할 때 많은 이들이 ‘치유’, ‘힐링’, ‘자연 속 회복’을 기대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대가 너무 높거나, 막연하다는 점이다. 실제 귀촌 생활은 자연 속에서의 여유보다, 새로운 불편과 적응의 연속이다. 준비 없이 떠난 사람들은 이 간극에서 심각한 정서적 탈진을 겪게 된다.

도시에서의 번아웃을 회피하고자 귀촌을 선택했지만, 시골에서도 다른 종류의 번아웃이 찾아온다. 이웃과의 갈등, 외로움, 문화적 단절, 일상에 대한 무료함은 생각보다 빠르게 몰려온다. 주변에 친구가 없고, 카페나 공공시설도 멀리 떨어져 있으며, 소통할 사람이 거의 없는 환경은 내면의 공허함을 키운다. 무엇보다 귀촌 초반에는 ‘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까’라는 자기 회의가 시작된다.

특히 도시에서 빠른 피드백과 성취를 경험해왔던 사람일수록, 시골에서의 느림과 지연, 예측 불가능성은 좌절로 이어질 수 있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시간은 잘 가지 않으며, 성취도는 떨어지는 느낌이 일상에 들러붙는다. 이때 많은 귀촌자들은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정서적 회복은 환경이 아닌, 그 환경에서 나를 어떻게 세우는가에 달려 있다. 귀촌이 곧 치유라는 환상은 쉽게 무너지고, 그 무너짐 속에서 준비되지 않은 감정은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떠나기 전 충분한 정보와 자기 이해, 그리고 정서적 회복력을 점검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탈진을 초래할 수 있다.

 

4. 지역 공동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고립되는 현실

귀촌 후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이웃과 잘 지내세요”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귀촌 지역은 공동체 중심의 문화가 강하며, 타인과의 관계가 삶에 깊숙이 얽혀 있다. 준비 없이 떠난 사람들은 이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들어가게 되고, 고립감과 피로감을 동시에 경험한다.

도시에서처럼 사생활이 분리된 구조는 기대하기 어렵다. 시골에서는 이웃이 자주 방문하고, 누군가 집 앞을 지나가면 인사를 나눠야 하며, 마을 행사나 모임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소외되기도 한다. 이 문화는 어떤 사람에게는 따뜻함으로 다가오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사람에겐 고통이 될 수 있다.

또한 마을 내 암묵적인 규칙이나 서열, 말하지 않아도 지켜야 할 문화가 존재한다. 이를 모르고 행동하면 ‘예의 없는 외지인’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관계 단절로 이어진다. 귀촌자는 자연스럽게 마을 커뮤니티 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구축해야 하지만, 이를 너무 늦게 시작하거나 회피하면, 의도치 않게 지역 내 ‘투명인간’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공동체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 고립은 단순히 외로움의 차원을 넘어 불안, 위축, 그리고 귀촌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공동체에 대한 이해 없이 귀촌을 결정하는 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연결된 삶에 대한 준비 없이 던져지는 것과 같다.

 

귀촌은 새로운 시작이자, 완전히 다른 삶의 구조로의 이동이다.
그렇기에 단순한 이사 이상의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 없이 떠났을 때 마주하게 되는 후회들은 예상보다 현실적이고,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 전체의 기반을 흔들 수 있다.
인프라의 부재, 수익 구조의 미비, 정서적 충격, 공동체 적응 실패는 귀촌을 후회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성공적인 귀촌을 위해서는 단지 '떠나는 용기'가 아니라,
‘현실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적응할 전략’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귀촌은 도전이지만, 그 도전이 후회로 바뀌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와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